지난달 26일 만난 손창현 이사장은“교민 2세 한국어 교육은 고국과의 연결고리”라고 강조했다. /김충령 기자
“유대계 교민들은 자민족 문화 교육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종종 거주국 사회에서 배척받고, 일본계 미국인들은 자국어를 잊고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거주국의 정규교육을 성실히 이수하며 동시에 한국 문화를 잃지 말아야 합니다.”
손창현 나의꿈 국제재단(MDIF) 이사장은 우주개발의 최첨단에 서 있는 과학자다. 1982년 미국으로 건너가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USC)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20여년간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정거장 생명보조장치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미국 보잉사 소속 과학자로도 활약하고 있다.
그에겐 우주정거장 못지않게 중요한 과업이 교민 2세 교육이다. 2004년부터 재미한국학교협의회장을 맡아 교민 자녀들에게 한국인의 문화와 정신을 가르치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교민 2세 교육을 지원하는 ‘나의꿈 국제재단’을 설립했다.
손 이사장은 “한국어를 배우는 것은 고국과의 연결고리를 잃지 않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1989년, 우연히 한글학교 교사로 봉사활동을 하며 모국어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고 한다. “세 살짜리 아들이 할아버지께 할머니 어디 계시느냐는 말을 ‘친구 어디 갔어?’라고 하더군요. 큰일이다 싶었죠.”
나의꿈 재단은 ‘나의 꿈 말하기 대회’를 통해 교민 2세들이 한국의 전통과 정신을 익히도록 돕고 있다. 재미한국학교협의회장 시절부터 미국에서 말하기 대회를 개최해 오다 재단 설립 이후 전 세계에 퍼져 있는 교민 청소년을 대상으로 확대했다. 손 이사장은 지난달 20일 중국 선양에서 제1회 중국 나의 꿈 말하기 대회를 개최했다. 올해 미국 하와이, 일본 도쿄, 러시아 사할린에서도 대회를 연다. 또 전통 교육과 연결한 연수 프로그램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손 이사장은 “교민 2세들이 한국의 정신을 잃지 않으면서 현지에 적응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며 “이들은 거주국과 한국을 연결하는 민간 외교관이 될 수 있는 소중한 인적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일보 기사 연결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5/03/2013050300007.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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